- 수소를 플러스(+)하면, 탄소는 마이너스(-) | 수소혼소 발전
- 202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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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없는 세상, 상상할 수 있으신가요? 잠시라도 전기가 끊기면 산업 현장 곳곳이 마비될 만큼 전기는 우리 산업과 경제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중요한 전력 생산의 많은 부분을 탄소 배출이 많은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세계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의 86%가 에너지 부문에서 발생한다고 합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자고 합의했습니다. 지난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는 COP 합의문 최초로 탄소저감장치가 없는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화석연료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한다는 문구가 포함됐습니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는 한편, 탄소 배출이 없는 에너지원으로의 전환이 시급합니다. 기후 변화 시계의 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가운데, 탄소 감축의 현실적이고 경제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전력 생산 방식이 있습니다. 바로 '수소혼소 발전'입니다.
'수소혼소 발전'이라는 말이 아직은 많이 낯설 수도 있습니다. '혼소'란 '혼합 연소'의 줄임말입니다. 말 그대로 섞는다는 뜻이죠. 수소혼소 발전은 가스터빈에 수소와 천연가스(LNG)를 같이 연소해 발전하는 방식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오직 100% 수소만을 연료로 태워 터빈을 돌림으로써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수소전소 발전'으로 나아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수소혼소 발전'은 이 과정에 있는 가장 가까운 미래입니다.한화임팩트는 지난 2021년 네덜란드 토마센 에너지(Thomassen Energy)와 미국 PSM(Power Systems Mfg)사의 지분 100%를 인수해 수소혼소 발전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수소혼소 발전의 원천기술을 확보한 것은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입니다.
수소는 태워도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무탄소(carbon-free) 에너지원입니다. 수소를 섞는 비율이 높아질수록 그만큼 천연가스를 대체하게 되며,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LNG만으로 가스터빈을 돌렸을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00이라고 봤을 때, 수소 혼소율을 35%까지 높일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4% 감소하게 됩니다. 수소혼소율을 70%까지 높이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0% 이상 줄일 수 있습니다. 마침내 100% 수소만으로 발전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무탄소 발전이 가능해집니다.
기존 LNG발전 가스터빈의 연료를 천연가스에서 수소로 단계적으로 대체해나간다면 발전 분야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감축시킬 수 있습니다.
수소혼소 발전은 사회·경제 측면에서도 탄소 중립으로의 이행 과정에서 훌륭한 징검다리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에너지 전환에 따른 경제적 비용 증가와 사회적 혼란에 대한 우려가 있어왔습니다. 수소혼소 발전은 이에 대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기존 발전 설비를 활용하기 때문에 가스복합화력발전의 좌초자산화를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송배전선로 등 기존 전력 인프라를 활용하여 전력 계통 운영의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에너지 전환기에 있어 수소혼소 발전은 사회적·경제적 충격을 완화하면서 탈탄소를 이행할 수 있는 효과적인 솔루션입니다.
탄소 감축을 위해서는 수소 혼소율을 높이면 됩니다. 하지만 이를 실현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수소 혼소율을 높이면서도 동시에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여러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데요. 한화는 이러한 난관들을 어떻게 극복했을까요? 그 차별화된 기술력을 지금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연료 연소 과정에서 생성되는 질소산화물(NOx)는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여러 선진국에서는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질소산화물은 연소장의 온도가 높아질수록 더 많이 배출되는데, 수소는 천연가스보다 화염온도가 더 높습니다. 수소혼소율을 높이는 과정에서 질소산화물도 더 많이 배출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것이죠.한화는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질소산화물 처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화의 독자 연소기인 LEC-Ⅲ(공기와 연료 배합을 최적화하여 질소산화물 및 탄소 배출을 저감하는 기술이 적용된 연소기)와 AutoTune(연소조건을 제어하여 저공해 연소 및 성능을 최적화하는 시스템)은 수소혼소율을 30%까지 높이더라도 질소산화물 발생을 9ppm 이하로 줄일 수 있습니다. 이는 엄격하다고 알려진 유럽의 대기 환경 배출기준(20ppm 이하)과 비교해서도 절반 이하 수준입니다.
수소는 천연가스보다 빠르게 연소합니다. LNG의 7~8배에 달합니다. 수소가 연소되며 순간적으로 화염이 커지면 연료가 주입되고 있는 노즐까지 화염이 거꾸로 흐르면서 손상을 입힐 수 있습니다. 또 연료 주입 배관으로까지 화염이 옮겨 붙을 경우 전체가 폭발할 위험도 높아집니다. 때문에 이러한 ‘화염 역화(flashback)’을 방지하고 컨트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이러한 화염 역화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연소실 내에서 형성되는 기체의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화임팩트는 탁월한 공기역학적 유동을 통한 화염 제어 기술을 통해 손상과 폭발의 위험성을 낮추고 안전성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한화임팩트가 지난 2021년 수주한 미국 Linden Cogeneration 수소혼소 가스터빈 개조사업에는 3중 연료 기술(Triple Fuel, 천연가스/부생가스/초저유황 디젤유)이 적용됐습니다.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로 인해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될 경우 저장이 용이한 액체연료로 발전을 지속할 수 있어 안정성이 높아졌습니다. 유럽 최대 전력공급업체 Uniper社의 네덜란드 로테르담 수소혼소 가스터빈 개조사업의 경우에는 기존에 사용 중이 저열량가스 외에 고열량가스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연료를 사용할 수 있게되면 긴급 상황뿐만 아니라 연료의 가격 변동과 같은 외적 요인에 대한 유연한 대처가 가능합니다.
수소혼소 발전은 떠오르는 시장입니다. 수소를 발전연료로 활용하는 기술은 전 세계에서도 이제 막 투자와 기술개발, 실증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2021년을 기준으로 수소는 아직 전 세계 발전량의 0.2%밖에 차지하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제 막 상용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확장 가능성이 기대됩니다.
미국의 경우 바이든 정부는 1조 6천억원의 수소 기금 중 11%를 수소 터빈발전 연구개발(R&D)에 배정하고 지난해 11월부터 오하이오주에서 수소혼소 실증에 돌입했습니다. 유럽에서는 주요 기업들이 65~80MW급 수소혼소 실증 평가를 완료하고 LNG 발전의 단계별 연료 전환과 수소터빈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2030년까지 수소 기반의 발전설비 1GW를 보급하고 발전연료로서의 수소 투입량을 30만 톤까지 확대하는 계획을 수립하였습니다.
이렇듯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수소혼소 프로젝트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전환(발전)부문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최종안에 무탄소(수소·암모니아) 가스터빈 발전을 총 발전량의 13.8~21.5%로 반영했습니다. 이는 재생에너지 다음으로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
한화는 지난 2021년 관련 기업 인수 이후, 수소혼소 원천기술을 확보하여 빠르게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습니다. 차별화된 기술력과 상용화 능력이 바탕이 되어 미국과 유럽에서 잇달아 낭보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수주한 수소혼소 가스터빈 개조 사업은 상업가동 중인 천연가스 가스터빈에 수소혼소율 40%를 적용한 세계 최초의 사례입니다. 올해 안에 172MW급 가스터빈 1기에 40% 수준의 수소혼소율 적용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기존 상업가동 중인 수소혼소 가스터빈은 네덜란드 남부지역 발전소에 수소혼소율 25%를 적용한 것으로, 이는 첫 번째 수소혼소 상업발전 사례였습니다.
유럽에서는 올해 유럽 최대 전력공급업체인 Uniper社(독일 뒤셀도르프 소재, 약 34GW 발전용량 보유)로부터 수소혼소 가스터빈 개조사업을 수주하기도 했습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지역에 위치한 123MW급 가스터빈 1기를 수소혼소율 30%가 가능하도록 개조하는 사업입니다. 이는 상업 가동 중인 가스터빈 발전기에 수소혼소를 적용한 세 번째 사례입니다.
국내에서는 수소혼소율 50% 실증사업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한화임팩트는 한국서부발전과 협약을 체결하고 80MW급의 노후 가스터빈을 대산 공장으로 옮겨 수소혼소 기술을 적용하는 실증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소혼소율을 최대 55%까지 적용할 계획이며, 2023년에는 실제 상업발전 중인 120MW급 가스터빈 1기에 수소혼소 발전을 적용해 연간 1,6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할 계획입니다. 더 나아가 수소혼소율을 최대 70%까지 끌어올리는 실증 사업 추진을 위해 국내 10개 회사와 손잡고 기술협력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향후 수소혼소 발전 프로젝트 수요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화는 다양한 실증사례와 성공적 사업 수행사례를 바탕으로 일정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기술 격차를 유지해나갈 계획입니다.
한화는 수소의 안전한 저장과 운송에까지도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곧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한화의 기술로 안전하게 저장·운송되는 수소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캘리포니아는 2030년까지 수소 충전소 1000기가 들어서는 북미의 최대의 수소 산업 도시입니다.
한화솔루션의 자회사인 한화시마론은 캘리포니아에 수소 충전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세계적 에너지 기업 쉘(Shell)에 운송용 수소탱크인 넵튠(Neptune)을 공급합니다.
넵튠은 탄소섬유 기반의 복합소재로 제작된 타입4 탱크로 2000리터까지 저장이 가능한 초대용량 수소탱크입니니다. 타입4 탱크 중 세계에서 가장 높은 압력(517bar)으로 수소 저장이 가능하며, 탱크 변형 방지(Anti- Buckling) 기술이 적용된 것이 특징입니다. 탱크 변형방지 기술이 적용된 제품은 수소를 탱크에서 100% 추출해도 탱크가 파손되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타입4 탱크는 수소를 완전히 추출할 경우 탱크가 쪼그라들 수 있어 약 10%의 수소를 남겨둬야 해 운송 효율성이 떨어졌는데, 이 점까지 앞선 기술력으로 극복한 것입니다. 넵튠은 미국 교통부(DOT)와 기계기술자협회(ASME)로부터 각각 운송과 저장관련 국제 인증을 획득하여 안정성을 입증받기도 했습니다.
한화시마론은 현재 미국 앨라배마주에 최신 설비가 적용된 고압 탱크 공장을 건설 중에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 중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약 4000대의 고압탱크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한화는 향후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고압탱크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나갈 계획입니다. 이미 지난해 미국 텍사스의 에너지 회사 선브리지와 약 3050억 원 규모의 압축천연가스(CNG) 운송용 튜브트레일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바 있습니다. 한화는 오는 2030년까지 수소탱크 분야 글로벌 1위 기업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앞선 기술력에 생산 능력까지 더해져 목표 달성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화는 이처럼 수소경제를 통해 탄소중립을 앞당기고 지구를 푸르게 가꿔가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데요. 한화가 생각하는 수소경제 시대를 미리 체험해볼 수 있도록 가상의 공간이 있습니다. 한화의 미래 수소도시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전력과 수전해 기술을 기반으로 한 그린수소 생산에서부터 압축, 운송, 충전, 발전, 활용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전망대에 올라 도시 전체를 조망하듯 한 눈에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한화는 수소를 기반으로 탄소중립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것입니다. 점차 우리 눈 앞으로 다가오고 있는 수소경제 시대, 한화와 함께 미리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